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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인

침몰 당일 수중 구조대 고작 16명 투입

가용자원 182명의 9% 불과...’골든타임’ 놓쳐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지난 16일 해경과 해군이 투입한 수중 수색 인원은 모두 16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당시 상황보고서엔 침몰 첫 날 동원된 잠수 요원은 해경 140명과 해군 42명 등 모두 182명으로 나와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9%만이 실제 수중수색 작업에 참여한 것이다. 정부의 소극적인 초기 대응이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뉴스타파가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해양수산부 종합상황실과 해경 상황실이 작성한 복수의 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 해경과 해군이 지난 16일 오후 1시, 3시, 6시 등 모두 세 차례만 수중 수색을 벌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해수부 종합상황실이 지난 16일 오후 8시30분 현재 시점에 작성한 '세월호 침수전복사고 보고(8보)'에는 선박155척, 항공기 17대를 동원해 해상수색을 벌였는데 수중 수색은 세 차례에 걸쳐 해경과 해군 구조대 16명이 동원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300명 넘는 실종자가 선내에 갇혀 있었던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면 도저히 믿기 어려울 정도로 소극적인 대응이었다. 뉴스타파는 다른 경로를 통해 해경이 직접 작성한 상황보고서도 입수했다. 해경 보고서에는 첫 날 수중 수색 상항이 보다 자세히 기록돼 있다.





해경은 세월호가 침몰한지 4시간이 지난 오후 1시 목포해경 구조대 6명을 투입해 처음으로  30분 간 수중수색을 실시했다. 또 오후 3시부터 2차 수색에 나섰다가 철수했고, 오후 6시부터는 해경 2명과 해군 2명이 공동으로 수중 수색 작업을 벌였다. 모두 16명을 투입해 3차례 수중 수색 작업을 했다는 해수부의 상황보고서와 정확하게 일치했다.

  

이후 이날 자정까지 해수부 상황보고서에는 추가로 수중 수색을 했다는 기록은 없고, 이튿날인 17일 0시30분 수중 수색을 재개했다고 적혀 있다. 결국 사고 당일 구조대가 사고 현장에 도착한 오전 9시30분부터 15시간 동안 세월호 선내에 갇혀 있는 실종자를 구하기 위한 노력은 고작 3차례만 진행됐고, 투입된 수중 구조  인원도 16명 뿐이었던 것이다. 해부수의 이 상황보고서는 청와대에도 보고됐다. 


구조작업이 지지 부진하고,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가 커지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진도군 실내체육관을 방문해 실종자 가족들에게 "모든 자원과 인력을 총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현장의 수중 구조 작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이 지난 19일 오전 5시에 작성한 상황보고서를 보면 18일 하루 동안 수중수색에 실제 동원된 잠수인력은 모두 38명이라고 기록돼 있다. 보고서에 적혀 있는 가용 잠수사 532명중 고작 7%만 활용된 것이다. 가용인력 대비 현장 투입비율이 첫 날보다 오히려 더 낮아진 것이다.

 

또 해경과 군은 세월호의 상당 부분이 수면에 드러나 있는 상황에서도 선내에 남아있는 승객들을 적극적으로 구조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침몰 신고가 접수된 후 해경과 군 경비정 9척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10시 21분, 55분, 11시까지 순차적으로 도착했다. 그러나 이들 선박에 타고 있던 해경과 해군은 자력으로 세월호를 빠져나온 승객들만 구조했을뿐, 선내에 진입해 선실 등에 갇혀 있는 승객들의 탈출을 도운 정황은 보고서에서 볼 수 없다.  오전 11시24분 목포 해경 구조대 4명이 여객선 진입 수색을 한 번 시도했다가 실패한 것이 전부였다.


세월호는 오전 11시40분쯤 완전히 전복돼 일부 선수 부분만 남고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고, 그 이후 선체 진입 작업은 훨씬 어려워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