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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컴퍼니 설립한 SSCP 오정현 전 대표 회사자금 개인 계좌로 830억원 빼돌려


페이퍼컴퍼니 설립한 SSCP 오정현 전 대표

회사자금 개인 계좌로 830억원 빼돌려




지난 6월 13일 뉴스타파는 ICIJ의 조세피난처 자료를 통해 SSCP의 오정현 전 대표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4개의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사실을 보도했다. 부도 당시 SSCP는 만기 어음 11억원을 막지 못했고, SSCP의 갑작스런 부도로 인해 수많은 소액 주주들이 2천억 원 넘는 손해를 입었다는 내용이었다.

 

방송 후 뉴스타파는 오정현 전 대표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던 SSCP의 계열사인 STM코퍼레이션의 법인계좌 입출금 내역을 입수했다. 국민은행과 외환은행 계좌가 각각 5개, 신한은행 4개, 우리은행 2개 등 STM코퍼레이션 이름으로 개설된 국내 주요 은행의 계좌 22개의 거래내역 정보였다. 법인 계좌를 통해 들어온 SSCP계열사들의 자금이 오정현 전 대표의 개인계좌로 계속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STM의 법인계좌 거래내역은 2007년부터 6년 동안 걸쳐있다. 2007년에는 오씨가 STM계좌에 약 157억 원을 입금하고 80억 원 가량을 빼간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2008년 부터는 상황이 바뀐다. 2008년 오씨가 입금한 금액은 약 128억 원, 그런데 개인 계좌로 빠져나간 금액은 약 367억 원에 이른다. 229억 원 가량이 오씨의 개인 계좌로 순수하게 빠져나간 것이다. 이후 2009년 약 190억원, 2010년 약 227억원, 2011년 약 120억 원, 심지어 회사가 부도가 난 2012년에도 144억원 가량이 오정현 대표의 개인 계좌로 자금이 빠져나간 것을 확인했다. 6년간 개인계좌로 흘러간 금액만 총 830여 억 원이었다.

 




회계 전문가들은 법인계좌 자금이 대주주의 개인 계좌로 흘러가는 것은 정상적인 투자나 재무 활동으로 보기 힘들고, 횡령 혐의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SSCP의 재고 관리 등 각종 회계처리도 의문 투성이였다. 현재 SSCP의 법정관리를 맡고 있는 진영준 대리인이 지난 4월 법원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SSCP는 분식 회계를 통해 재고 자산을 조작해왔음이 밝혀졌다. 부도 당시 장부상에 존재하던 1533억원의 재고 자산이 사실은 그 가치가 75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무려 1458억원 규모의 분식회계가 법정관리 과정에서 밝혀진 것이다. 심지어 부도 이후에도  SSCP는 오 전 대표의 고급외제차 석 달치 렌트 비용 1800만 원을 회사 비용처리 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 놀라운 사실은 오정현 전 대표가 SSCP를 다시 인수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회사 관계자들의 증언 내용이었다. 취재진은 오씨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메일을 입수했다. 이 문건엔 오 씨가 구상 중인 지주 회사의 구조도가 나온다. ‘J’라는 회사를 통해 SSCP의 핵심사업이었던 SPE 사업 즉, 코팅재료사업을 실시할 것이라는 계획과 함께 ‘M’이라는 회사를 통해서는 SSCP의 주력 계열사였던 알켄즈를 인수할 것이라는 계획이 작성돼있다. 





부도 이 후 실명을 사용할 수 없는 오정현 전 대표는 현재 ‘GB’라는 닉네임을 사용하고 있다. ‘Giant Boss’의 앞 철자를 따온 것으로 오 전 대표를 지칭하는 약어. 그리고 실제 오씨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J’라는 회사는 SSCP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상태이다.

 

그러나 오정현 전 대표는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해명하는 과정에서 자신은 해당 회사에 자문 만 해줬을 뿐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절대 고의로 부도를 낸 것이 아니며 오히려 아버지와의 민사소송의 결과로 은행의 자금압박이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주장했다.

 

수천명의 소액주주들이 고통의 나날을 지새고 있는 가운데 오 전 대표가 해외로 자산을 빼돌리고 회사 자금을 개인 계좌로 옮긴 정황을 보여주는 자료가 속속 나오고 있지만 검찰과 국세청의 조사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우리 사회의 조세정의를 바로 세우는 차원에서도 SSCP 부도의 진실과 횡령 의혹의 진상이 하루빨리 규명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