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타파 N 주제별 보기/사회

밀양의 눈물


밀양의 눈물





국회의 중재로 이뤄진 밀양의 평화는 5개월을 못 채웠다.


지난 10월 1일, 한국전력은 밀양 주민들의 ‘대승적 이해’를 촉구하는 대국민 성명과 함께 초고압 송전탑 공사 재개를 강행했고, 때 맞춰 밀양시는 주민들의 움막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에 나섰다.


이를 막는 주민들은 필사적이었다. 철거반과의 충돌 과정에서 위험한 상황이 계속 됐지만, 주민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6시간의 긴 싸움 끝에 하루 더 움막을 지킬 수 있었지만 이 싸움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전은 헬기를 이용해 자재를 수송하며 공사를 재개됐다.


주민들은 공사현장으로 향하는 도로 길목에 농기계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무덤’이 될 웅덩이를 팠다. 일부는 쇠사슬로 자신의 몸을 움막에 묶었다. 단식 농성 등을 벌이고 있는 고령의 주민들은 이미 건강상태가 매우 악화된 상태다.





양측의 대치는 악화일로지만 한전은 내년 전력공급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이달 안에 공사를 재개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귀 닫은 정부와 한전 앞에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주민들의 속은 타 들어가고 있다.


누군가는 밀양 주민들이 더 많은 보상금을 위해 싸운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다수의 이익을 위해 그 정도의 피해는 감수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당사자인 주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애당초 보상금은 바란 적도 없고 그저 살던 방식 그래도 살아가길 바랄 뿐이다. 


밀양은 묻고 있다. 평생 농군으로 살아온 이들이 황혼에 접어들어 이렇게 목숨 건 투쟁의 현장으로 내몰려야 하는지. 도시의 전력공급을 위해 이들의 삶이 이토록 황폐화되어도 괜찮은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