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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사님 프로젝트’ 예산 800억 어디 갔나?




‘여사님 프로젝트’ 예산 800억 어디로 갔나?


한식 세계화 사업이 졸속으로 추진되면서 수백억 원의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명박 정부가 한식 세계화 사업에 투입한 돈은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모두 757억 원. 올해 배정된 예산 192억 원을 합치면 전체 규모는 천억 원에 육박한다.





한식 세계화 사업은 2008년 말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한식을 2017년까지 세계 5대 음식으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한 뒤 본격 추진됐다. 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한식 세계화 추진단> 명예회장으로 활동, 사업을 직접 챙기면서 한식 세계화 사업은 일명 ‘여사님 프로젝트’로 불렸다.


거창한 이름과는 달리 실제 사업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됐다. 한식 세계화 공식 포털의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1200여명 남짓. 웬만한 규모의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에도 못 미친다. 한식재단은 방문자 수와 자료량이 각각 늘면서 자주 에러가 발생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10억 원을 들여 홈페이지를 개편했지만 제 몸값을 못 하기는 마찬가지다. 엉뚱한 지역의 식당이 검색되는가 하면, 조리사 구인구직 콘텐츠는 한국어와 영어, 일어 등 언어권별 세부 사이트와 서로 연동이 되지 않아 이용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보다 품격있는 한식을 즐길 수 있도록 1억 원이 넘는 돈을 들여 만든 ‘한식 상차림 가이드’는 외국인 관광객을 찾아보기 어려운 지역에 주로 배포됐다.





우리 국민의 세금으로 만든 프로그램을 국민들이 돈을 주고 사서 봐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다. 정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요리사인 장 조지 부부가 한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12억 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저작권은 장 조지 부부가 갖고 있어 우리 국민들이 이 프로그램을 보려면 저작권료를 내야 한다. 미 헐리우드 유명 여배우 브룩쉴즈가 한식 팬이라는 설정도 한식 세계화 사업 예산을 받은 홍보업체의 계산된 연출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홍보비 사용의 부적절성도 도마에 올랐다.


한편 감사원은 국회의 감사요구에 따라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식재단 등을 상대로 한식 세계화 사업 전반에 대해 감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