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가 지난 대선 시기 국정원의 트위터 여론조작 의혹을 폭로(시즌3 3회, 3월 15일 업로드분)한 직후, 보도에서 거론된 국정원 연계 의혹 트위터 계정 다수가 일제히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가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한 글과 유사한 내용의 게시글을 트위터 상에 유포해온 이들 트위터 계정이 뉴스타파 보도로 노출되자 곧바로 폐쇄됐다는 사실은 이 계정 사용자들이 국정원과 관련됐을 것이라는 의혹을 더욱 짙게 해준다.
뉴스타파 취재진의 확인 결과 국정원 여직원 사건이 터진 지난해 12월 11일 활동을 멈추긴 했으나 어제(3월16일)까지 계정 자체는 살아있었던 문제의 트위터 계정 17개 가운데 8개가 뉴스타파의 트위터 의혹 보도 후 12시간도 지나지 않아 일제히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라진 트위터 계정은 뉴스타파가 콘텐츠 생산자라고 지목했던 '오빤미남스타일'을 비롯해 '4대강러버', '데일리곰녀' 등으로 대부분 뉴스타파 보도화면에서 아이디가 노출된 계정들이었다.
삭제된 트위터 계정들은 지난해 8월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 매우 활발하게 국정홍보와 종북비판 위주의 트윗 활동을 했으나 국정원 여직원 사건이 터진 지난해 12월 11일 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활동이 없었던 휴면상태의 계정들이다.
뉴스타파는 국정원 직원 김씨가 인터넷 게시판에 남긴 글과 유사한 내용이 트위터 상에도 유포됐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국정원과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트위터 계정 60여 개를 찾아냈고, 이 중 40여 개는 지난해 12월 11일 일제히 삭제됐으나 10여 개는 활동은 멈춘 상태지만 계정은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뉴스타파가 국정원과의 관련 의혹을 제기하고 관련 소식이 확산되자 이 문제의 계정들을 트위터 여론 조작에 활용한 세력이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아직 남아 있던 트위터 계정을 뒤늦게 삭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정원 여직원 김 모씨와 조력자 이 모씨 일행도 '오늘의유머' 게시판에 글을 남겼다는 사실이 언론보도로 알려지자 대부분의 글을 삭제한 상태다.
뉴스타파는 지난 15일 업로드한 뉴스에서 국정원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트위터 계정들이 조직적으로 여론조작을 일삼아왔다는 사실을 단독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공개한 문건에 기록된 지시사항 이 이 문제의 트위터 계정들을 통해 실제 유포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진 의원이 원세훈 국정원장 지시사항이라며 공개한 문건에 담긴 내용입니다. 하지만 당시 어느 언론에서도 IAEA 사무총장이 이런 말을 했다는 사실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일반인들이 한국의 원전 정책을 호평 했다는 IAEA 사무총장의 발언을 접했을 리 없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지시내용과 똑같은 글이 트위터 상에서 발견됐습니다.
‘신사의품격’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트위터 사용자가 원세훈 국정원장이 관련 발언을 했다는 날로부터 4일 뒤에 트위터 상에 직접 작성해 올린 글입니다.
이른바 ‘지시강조 말씀’ 문건에 있는 내용과 문구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습니다. 게시판에 올라온 지시 말씀을 그대로 트위터에 퍼날랐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신사의 품격이라는 아이디는 뉴스타파가 앞서 보도한 국정원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계정 60여개 중 하나 였습니다. 이 아이디 사용자는 종북 비판 트윗 등을 반복해서 올리다 국정원 여직원 사건이 터진 지난해 12월 11일 이후 계정을 삭제했습니다.
그렇다면 아이디 ‘신사의품격'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같은 방식으로 활동했던 다른 트위터 계정들도 국정원과 관련됐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합니다.
뉴스타파가 콘텐츠 허브로 지목했던 아이디 '오빤미남스타일'이 대표적입니다. 이 계정은 지난해 12월 11일 활동을 멈췄으나 계정 자체는 살아있었는데 지난 15일 뉴스타파의 보도가 나간 직후 폐쇄됐습니다.
이처럼 뉴스타파 보도 이후 삭제된 트위터 계정은 모두 8개에 이릅니다. 모두 국정원 연계 트위터 계정으로 지목돼 뉴스타파 보도화면에 노출됐던 아이디로, 지난 3달 동안 휴면 상태에 있다 갑자기 삭제된 것입니다. 누군가의 지시로 일사분란하게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타파는 별도 경로를 통해 국정원이 인터넷뿐 아니라 트위터 상에서도 조직적으로 활동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또 추가 분석을 통해 국정원과 연계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계정 100여 개를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대부분 국정원 여직원 사건이 터진 지난해12월 11일 일제히 종적을 감춘 것과 함께 게시글의 내용, 날짜 별 트윗 활동 추이 등도 거의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뉴스타파가 지금까지 확인한 국정원 연계 의혹 트위터 아이디만 160여 개. 한두 명으로는 도저히 관리할 수 없는 숫자입니다. 이 문제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대선과 관련된 트위터 글도 다수 유포된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습니다.
야권 단일화 후보 논의가 이뤄지는 시점에 당시 안철수 무소속 후보를 비판하는 글을 집단으로 리트윗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을 거론하며 연말 보궐선거에서 제대로 된 교육감을 뽑아야 한다는 트윗도 발견됐습니다.
특히 이 트위터 계정들은 한 극우 인사가 지난해 11월 페이스북에 특정 후보를 편드는 글을 올리자 그것을 집중적으로 퍼 날랐습니다.
'문-안의 스와핑은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천운이 박근혜 편'이라는 내용인데 리트윗한 69개 계정을 살펴보니 대부분이 뉴스타파가 이미 국정원과 연계된 것으로 파악한 이용자들이었습니다. 사전에 치밀하게 트위터 등을 통한 선전 계획이 수립돼 있었음을 짐작케 하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진 의원이 공개한 문건에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이 여러 번 나옵니다.
이른바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문건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는 그야말로 국기를 흔드는 사건일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