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초기 구조가 총체적인 부실로 드러나면서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언론에 대해 비난이 커지고 있다. 희생자 가족들은 사고 초기 구조 활동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현장 기자들에게 알렸지만 당일 주요 방송사들은 정부의 발표만 그대로 전달하며 원활한 구조 작업이 펼쳐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고 첫날인 4월 16일, 구조당국이 실제 수중 수색 작업에 투입한 잠수사는 16명에 불과했다. 선내 진입은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나 사고 당일 TV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이런 현실을 알 수 없었다. 특히 공영방송 뉴스는 수백 명의 구조인력이 배 안팎에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해경이 제공한 구조 영상을 반복해서 내보냈다. 배 안의 상황을 상상해서 만든 컴퓨터 그래픽은 세월호의 실제 상황과 동떨어져 있어 여론을 호도하기에 충분했다.
뉴스타파는 사고 초기 공영방송들의 보도 실태를 분석해봤다. 4월 16일과 17일 2시간으로 늘린 저녁종합뉴스를 통해 KBS는 130건, MBC는 126건의 보도를 내보냈다. 그러나 더딘 구조에 애태우는 실종자 가족들의 소식은 KBS가 7건, MBC가 13건 보도했을 뿐이다.
▲ 세월호 사고 이후 2주간 보도량
재난주관방송사인 KBS의 2주차 세월호 보도량 JTBC 보다 적어
시간이 흐르며 구조 실패와 정부의 무능을 질타하는 여론이 커지자 국가적 재난사태를 심층 보도해야 할 공영방송사들은 오히려 세월호 보도량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재난주관방송사인 KBS의 보도 시간이 종편방송인 JTBC보다 적어졌고 MBC는 SBS에 이어 보도량이 가장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영방송은 보도량 뿐만아니라 보도 내용 면에서도 정권에 불리한 방송을 회피하고 본질에 벗어난 내용을 집중 보도해 여론을 다른 데로 돌리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공영방송사 정권 보호, 사고 본질 회피하며 국민적 불신 자초
사고 발생 2주째에 접어든 지난 23일과 24일 KBS와 MBC는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회장과 구원파 교회에 대한 소식을 각각 14건씩 보도했다. 잠수 수색 등 구조활동에 관한 기사는 17건(KBS 9건, MBC 8건), 희생자 추모 열기에 관한 소식을 14건(KBS 9건, MBC 5건) 보도했지만, 애 끊는 실종자 가족의 심정을 비춘 뉴스는 KBS 2건, MBC 3건에 불과했다.
한 희생자 가족은 “세월호 선장이나 언론사의 보도국장들이나 똑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배가 침몰하는 데 가만히 있으라고 한 안내방송이나 구조작업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도 이를 반대로 보도한 방송은 모두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