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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인

“유우성 간첩 아니다” 2심도 무죄


유례없는 국가 기관의 증거 조작 사태가 벌어졌던 유우성 씨 사건 항소심에서 1심에 이어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김흥준 부장판사)는 25일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유우성 씨의 10가지 간첩 혐의 전부에 대해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유 씨가 탈북자를 가장해 정착지원금 등을 부당하게 받아 북한이탈주민보호법과 여권법을 위반한 혐의 등에 대해선 유죄가 인정돼 1심과 같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유 씨의 출입경 기록 등 검찰 측의 항소심 핵심증거들이 이미 철회된 상황에서 재판부가 유 씨의 동생 유가려 씨의 진술마저 증거 능력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 간첩 혐의의 무죄 판결에 큰 영향을 미쳤다.  


재판부, 여동생 국정원 합신센터 ‘불법 구금’도 인정


항소심 재판부는 ‘오빠는 간첩’이라고 한 유가려 씨의 진술이 국정원 중앙합신센터에 불법 구금된 상태에서 심리적 압박과 국정원 수사관의 회유 속에 나온 것이라고 판단했다. ‘유가려 씨의 진술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나온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던 1심 재판부의 판단과는 상반된 것이다. 





재판부는 유가려 씨의 화교 신분이 밝혀진 2012년 11월 이후에도 중앙합신센터가 171일간 CCTV와 외부 잠금장치가 있는 독방에 유가려 씨를 수용했으며, 이는 △국정원장에 부여된 북한이탈주민보호법 상 임시보호조치 재량권 일탈, △신체의 자유와 거주이전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또 유 씨의 몸에 ‘화교’라는 표찰을 붙이고 불필요한 모욕감을 준 사실도 인정되는 등 변호인단이 주장해온 국정원 수사관의 가혹행위도 일부 받아들여졌다. 


검찰이 위조 판단 유보한 출입경기록, 재판부는 ‘위조’ 판단


재판부는 또 유 씨의 출입경 기록 등 검찰이 이미 철회한 항소심 핵심증거들에 대해 위조를 확인한 중국당국의 사실조회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검찰 진상조사팀이 위조 여부 판단을 보류한 허룽시 공안국 출입경 기록에 대해 재판부는 사실상 위조로 판단한 것이다.





검찰 측이 유 씨가 북한 보위부 자녀에게 노트북을 제공했다며 항소심 막바지까지 내세웠던 국가보안법상 편의제공 혐의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 씨가 발송했다는 노트북과 동일한 사양의 노트북이 확인되지 않았고 검찰이 제시한 배송물의 무게가 실제 무게와 큰 차이를 보이는 등 증거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검찰이 선고 이틀 전까지 의견서를 통해 변론 재개를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변호인단은 “유 씨가 간첩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는데 이번 판결로 그 의혹들이 일거에 해소됐다”며 “재판부가 유 씨의 지난 행적에 대해 모두 변호인단의 주장을 받아들임으로서 간첩 사실이 없을 뿐더러 그런 의심을 받을 행동조차 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 판명되었다"고 말했다.





또 무고한 유 씨를 괴롭힌 검찰이 사죄하기는 커녕 보복성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며 검찰의 자성을 촉구했다.


검찰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대법원 상고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