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해상에서 여객선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이틀째인 17일 정부 재난 관리시스템에 대한 실종자 가족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사고 당일 하루에도 몇 번씩 승선 인원과 구조 인원, 실종자 수가 바뀌고, 실종자 명단 등 기본적인 정보조차 가족들에게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실종자 수색과 구조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불만도 불거졌다.
17일 0시30분부터 선박 내부 구조작업을 재개 했다는 정부 발표와는 달리 실제는 구조대의 선내 진입이 이뤄지지 않았다. 가족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해경 간부가 상황실로 직접 전화를 걸어 선내 진입을 재촉하기도 했다.
말만 앞선 정부의 구조 계획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불신을 키웠다.
이평연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안전총괄부장은 17일 오전 중으로 선체 내부에 공기를 불어 선내 수색과 구조작업을 본격화하겠다고 실종자 가족들에게 확약했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실종자 가족들의 거센 항의에 공무원들은 꿀먹은 벙어리꼴이 됐다.
청와대의 안일한 대처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6일 저녁 중앙재난대책본부에 들러 브리핑을 받는 자리에서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있는데 왜 빨리 발견하지 못하느냐고 말했다. 실종자 대부분이 선내에 있는데 구조대원이 배 안으로 들어가지 못해 이를 확인하지 못한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한 말로 보인다.
사고 현장에 내려와 사태 해결에 도움을 주기는 커녕 이른바 ‘인증샷’만 찍고 돌아가는 정부 고위관료와 정치인들도 입방아에 올랐다. 새누리당에서는 황우여 대표를 비롯해 서울시장 경선 후보인 정몽준 의원과 이혜훈 최고위원이 진도를 방문했고,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안철수 공동대표와 문병호 의원 등이 가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