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뉴스타파가 서울경찰청 증거분석실이 국회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에 제출한 127시간 분량의 CCTV 영상을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분석해보니 국정원 여직원 김 모씨가 오피스텔에서 나오지 않고 머물러 있는 동안 자신의 각종 댓글 활동 흔적을 삭제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습니다. 또 경찰은 여직원의 정치개입 게시글을 찾아냈지만 윗선이 내려 보낸 시나리오에 맞춰 자신들이 알아낸 분석결과를 축소하고 은폐했습니다.
이런 일이 나중에 문제가 될 것이란 것을 경찰 스스로도 알고 있었습니다. 알려지면 다 죽는 거라는 말이 나옵니다.
함께 보시죠.
#2013년 7월 31일 국정조사 특위 서울경찰청 현장 방문
[김민기 민주당 의원]
112 출동 경찰관이 본부와 상황 종료될 때에 한 교신 내용입니다. 이 교신 내용은 아주 정확히 나와 있어요. 자 읽어 드리겠습니다.
경찰 : 그 신고자가요 말할 상황이 되면 추후 다시 신고한답니다. 본부 : 알았다 경찰 : 도곡3팀장 여기 17 본부 : 여기 경찰 : 순17입니다. 신고자가요, 부모하고 연락해서 나갈 상황이 되면 추후 다시 신고한다고 하니까요. 해산해도 될 것 같습니다.
자 이게 어떻게 감금입니까? 어떻게 인권유린입니까? 본인이 안 나온 명백한 증거가 여기 있는데...
#국정원 여직원 김 모씨는 왜 신고만 하고 나오지 않았을까? 경찰은 하드디스크 분석과정에서 그녀가 한 일을 알게 된다.
●html파일이 (12월)11일자 이 후 파일만 들어있었어요. 이 라이브파일이.
●(12월)10월 1일 이후의 건은 라이브 데이터는 로그가 11일 이후로 폐기됐잖아요. 그 라이브 데이터는 이 사건 터진 다음에 자기가 검색한 것만 긁은 거야.
●노트북, 최근 12월 11일 이후에 delete(삭제)한 것 볼 수 있을까요? 노트북 꺼 -네?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건지?
아까같이 데스크톱 같이 삭제한 기록이 있는지…
-어 잠시만요. 이거 진짜 지운 것 같은데.
#증거 인멸...하드디스크 데이터와 인터넷 게시물을 지웠다.
●글을 지웠어.
-지웠지?
지가 지웠으면 아무 것도 안 나오지? 그래야 내용이 안 나오지.
-빨리 얘기해야 하는 것 아냐? 라이트(write)했던 날짜라든지.
하여튼 지웠단 사실만 말해주는 거잖아.’지웠다’ 글 지운 흔적을 발견했다. 그렇게 정리하면 될 것 같은데.
#하지만 경찰은 하드디스크에서 삭제됐던 텍스트(txt)파일을 복구한다. 여기엔 여직원 일행이 사용한 닉네임과 패스워드가 적혀 있었다.
숲속의참치, 토탈리쿨, 진짜진짜라묜, 투데이이즈, 나도한마디 등 무려 40개.
경찰은 발견된 닉네임과 인터넷 접속 흔적을 바탕으로 게시물 확인 작업에 나선다. ●댓글이 이렇게 있어요.
-10개라는 거죠.
아 댓글이 10개.
-네, 댓글이 10개.
그런거 같아요.
#그리고 마침내... ●빠~바바바바. ‘다음 대선에서 문재인이 당선될 수 없는 이유’를 ‘토탈리쿨’이 추천했습니다.
-어디 어디?
‘다음 대선에서 문재인이 당선될 수 없는 이유’, ‘토탈리쿨’이 추천했습니다.
-아, 추천.
추천해도, 그 글은 추천하면 안 되는 것 아냐?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투데이, 오늘의 유머에서 게시글이 나왔어요. 작성자 ‘투데이이즈’로. 얘가 쓰는 거잖아요. 약간, 비방하는, 약간 성향이 편향이.
‘투데이이즈’, 이거 살아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식의?
저거 같은 경우는 복지정책을 까고 있는 것 같거든요.
●‘투데이이즈’가 국보법 폐지에 따르는 누군가는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조차 TV에 나와 대한민국을 남쪽정부라 불러요. ●몇 개 있죠?
오늘의 유머에서 쓰는게...
아, 몇 개 있는데 ‘숲속의참치’가 많이 보이네. 문재인 깔 때는.
그럼 그거 캡쳐해야죠.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 게시물이 남아있다는 것도 확인한다.
●자기가 글쓰고 자기가 추천하네.
-크크크
‘숲속의참치’가 글을 쓰고 ‘진짜진짜라면’이 추천을 눌러요.
-크크크
정치적으로 약간 중립을 지키지 못한 건 맞아. 그런 것 같지 않아?
-네, 그런 것 같아요.
#그러나 12월 16일 오후. 수사결과 발표를 준비하면서 미리 짜놓은 시나리오에 맞춰 말을 바꾼다.
●그리고 이것은 나중에 파쇄
-네, 마지막에는 무조건 다 파쇄. 누가 보면 나라를 구하는 줄 알겠어요. 아니면 파쇄하기 싫으면 하드디스크랑 다 파란박스에 봉인하자. 하드디스크랑 보관할거 봉인한 다음에 2-3달까지 기다려보고, 세상에 별일이 없다 그럼 뜯어가지고 WIPE-OUT(파괴)하고.
-1-2달이면 우리가 불려갈 지 정리할 지…
아니에요. 국정감사 언제 하는데. 국정감사는 연말에 하잖아.
-무조건 날려버려.
●그 다음에 우리는 다 확인이 됐지만 우리가 발표하는 것은 이것 외에는 발표하면 안된다는 조항 단서가 아닌가 싶은 거지.
-그렇죠. 맞죠.
그러면 얘가 방문한 사이트를 밝혀도 되는 것은 되죠?
-그 것은 애매한 게 오유에 이 사람이 자주 드나들었다고 말을 하는 순간, 국정원에서 그 오유사이트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고 발표하는 거나 마찬가지에요.
그 사이트를 사찰하고.
-아니, 어찌됐든지 간에 일단 우리 발견된 건 적자 이거죠. 적고 나서 이 조건이 있어서 어떻게 이것을 해야 할 지를 여쭤보는 거예요. 이것을 어떻게 처리할 건지.
-그 조건에 되도록이면 맞추는 쪽으로 가야겠네.
#국정원 여직원의 증거 삭제도, 경찰이 직접 확인한 게시물도, 캡처해 저장한 증거물에 대해서도 모두 입을 닫기로 한다.
●우리가 알아낸 사실은 로그다. 그 것을 위쪽으로 보내야지. 그 답변을 할 건지 말건지 거기서 하고.
-근데 그걸 우리가 ‘삭제한 것 같다’고 하면 안돼. 지금까지 왔는데. 그렇게 얘기해버리잖아? ‘아, 그래? 삭제했어?’ 그렇게 물어본다고. ‘삭제했어? 복구시킬 수 있어? 복수시킬 수 있네’ 이러면서 그렇게 얘기가 된다고. 그러니까 우리가 딱 얘길 해줘야 해. ‘같다’, ‘같습니다’ 그렇게 하면 안돼. 그렇다고 이해해 버리니까.
●또 혹시 작업 생각나는 것 있으세요?
-그거 쓰면 안될 것 같아요.
네?
-원래는 인터넷 사이트 들어가서 URL 진짜 어떤 글을 쓰고 분석한 게 있는데, 그거 캡쳐 했잖아요. 그 걸 쓰면 안 될 것 같아요.
#2012년 12월 16일 ‘댓글없음’ 결과 발표 1시간 30분 전
●빨리 끝내게 말해. (댓글) ‘발견했습니다’.
-그럼 다 죽는거야. 그럼 진짜 다 죽는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