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의 한 건물. 작은 점포들이 건물 내부에 옹기종기 모여있습니다. 세탁소 앞 점포.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아무도 없는 텅 빈 사무실입니다. 12.9제곱미터, 네 평도 안 되는 이 작은 사무실에는 2010년 말부터 2011년 말까지 일 년 동안 리앤장 실업이라는 회사가 입주해 있었습니다.
전국언론노조와 언론연대가 정보공개를 통해 입수한 종편 투자회사 현황 자료에 등장하는 이 회사는 2011년 4월. 자본금 5천만원으로 회사를 설립한 지 불과 수개월만에 채널 에이에 10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주변 상인들은 말도 안 된다고 말합니다.
-100억?저 손바닥한 사무실에서?
전문가들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김상조 교수:
-최민희 의원:
뉴스타파 취재진은 이 곳에 입주했던 리앤장 실업이라는 회사의 등기 이사 가운데 한 사람의 전화번호를 알아냈습니다. 전화를 수 차례 했지만 받지 않았습니다.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다른 경로를 통해 뉴스타파가 취재하고 있다는 것을 전해들은 리앤장의 전직 이사는 취재진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자신은 설립 단계에서만 도와줬을 뿐이며, 리앤장은 실체가 없는 사실상의 유령회사라고 실토했습니다.
-유령회사다.
채널에이에 실제 돈을 투자한 사람은 또 다른 등기 이사도 아니라고 확인했습니다.
-그 사람은 그럴 돈이 없다.
그러면서 리앤장은 채널 에이에 투자하기 위해 만든 페이퍼 컴퍼니이고, 실제 투자자는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00% 김찬경 회장의 돈입니까?
그렇습니다.
예금자와 후순위 채권자 2천여명에게 수천억원의 피해를 입힌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전 회장은 지난 1월 법원으로부터 수천억원대의 횡령과 배임혐의로 징역 9년을 선고받고 현재 수감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