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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인

박 군 사진 속 세월호 최소 5도 기울었다



‘이상있다’ 단정은 힘들어


세월호에 탑승했던 단원고 학생 고 박수현 군이 사고 당일 아침에 촬영한 사진을 정밀 분석한 결과 촬영 당시 세월호는 좌현 쪽으로 최소 5도 이상 기운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사진 한 장만으로 당시 세월호에 이상이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힘들 것으로 분석됐다.


고 박수현 군의 아버지 박종대 씨는 지난 4월 27일 뉴스타파에 박수현 군이 촬영한 동영상 파일 3개와 사진 40여 장을 건네면서 분석을 요청했다.


박 씨는 특히 16일 오전 6시26분에 바다 쪽 난간을 촬영한 사진의 경우 “박 군이  무엇인가 이상하다고 느껴서 찍은 것이 아니겠냐”며 “사진 한 장으로 가능할 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분석해 달라”고 취재진에 요청했다.



뉴스타파는 해당 사진 화면을 분석한 결과 촬영 위치는 4층 좌현 쪽 난간이었고, 배가 바다 쪽으로 경미하게  기울어있는 것으로 분석됐지만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라고 지난 4월 28일 보도한 바 있다.


취재진은 이후 다른 기계설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사진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했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세월호의 설계도면을 바탕으로 난간의 표준 규격과 박 군 휴대전화 카메라 기종(갤럭시 3)의 렌즈 특성 값까지 고려했다.


그 결과 박 군의 난간 사진은 수면으로부터 17.4미터 높이에서, 4층 데크 바닥으로부터 바다 쪽으로 15도 기울어진 채 촬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촬영 위치에서 수평선까지의 거리 14,898미터를 알아냈고, 시뮬레이션 화면과 사진에 나온 바다와 하늘의 비율을 서로 맞춘 결과 카메라가 실제로는 5도로 기울어져 있었다는 분석 값을 얻어냈다.


분석을 진행한 기계설계 전문가 고덕환 씨는 15도와 5도의 차이인 10도가 실제 배의 기울기이지만 스케일링과 캐드작업에서 생길 수 있는 오차를 감안하면 최소 5도 이상 세월호가 좌현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5도 기울기가 배에 이상이 있다는 근거가 될 수 있느냐 다. 고 씨는 선박의 복원력을 감안할 경우 이 정도 기울기로 배에 문제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만약 한 장의 사진이라도 선박의 복원력을 벗어나는 20도 이상의 기울기가 나타났거나, 다른 시간대에 촬영된 여러 장의 사진을 통해 5도의 기울기가 지속됐다는 것이 입증된다면 세월호에 이상이 있었다고 볼 수 있지만 박 군의 사진 만으로는 이상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5도 정도는 배가 조류나 파도의 영향으로 흔들려서 생기는 기울기의 범위 안에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세월호가 화물을 과다적재하고 평형수를 뺀 상태였다면 복원력이 매우 약했을 것이란 점은 감안해야 한다. 


박종대 씨는 아들이 사진을 촬영한 16일 오전 6시26분에 배가 이미 기울고 있는 상태가 아니었을까 라는 의문을 제기했지만 이 사진을 분석한 정보 만으로는 당시 배의 이상 여부를 판정하긴 힘들었다.


뉴스타파는 앞으로도 사고 당시 영상과 사진 등 1차 자료를 입수하는 대로 세월호 사고 원인과 늑장 구조  실태 등을 최대한 정밀하게 분석해 보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