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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인

해경, 140억 골프장은 짓고 구조장비는 외면


예산 부족을 이유로 기본적인 해양 구조장비 등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는 해경이 140억 원의 예산을 들여 해경 전용 골프장 개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지난해 예산이 부족하다며 해상훈련을 축소하기도 했다.  



▲ 전라남도 여수시 해양경찰 교육원에 조성된 해경 전용 골프장. 145억의 예산이 소요됐다. 


140억 '해경 골프장'....해경은 부자? 


전라남도 여수시에 건설된 해양경찰 교육원은 4월 18일 대대적인 준공식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교육원 뒷산에는 40만 제곱미터 규모의 해경 전용 골프장이 조성돼 있다. 골프장 건설에 들어간 예산은 145억 원이다. 


정진후 국회의원이 공개한 2010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해경은 2006년 해경교육원 부지를 50만 평에서 70만 평으로 확대하면서 함포사격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설계변경을 통해 함포사격장은 50평 규모의 지하 시뮬레이션 훈련장으로 대체됐고, 대신 골프장이 건설됐다. 


2010년 국정감사에서 모강인 당시 해경청장은 골프장 건설 목적에 대해 "(골프장을 가지고 있는) 다른 기관과의 형평성을 고려했다고 답변했다. 해경교육원 관계자는 "교육원 학생들을 상대로 골프 강의가 있거나 골프 관련 커리큘럼이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골프장이 사실상 해경 고위층을 위한 시설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진도 부근 해역 관할 해경 출장소에는 기본적인 구조장비가 단 한 대도 배치되지 않았다.

전국의 해경 파출소 40%가 같은 상황이다. 


"구조장비는 돈 없어 못사"...가난한 해경


반면 구조장비 예산은 대폭 줄어들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목포해경 진도파출소 관할 두 개의 출장소(수품,서거차 출장소)에는 연안구조정 등 가장 기본적인 구조장비가 단 한 대도 배치되지 않았다. 


해경 출장소 관계자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급박한 사고가 일어나면 동네 주민들의 어선(민간 자율구조선)을 섭외해서 나가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상사고가 밣생해도 어민들이 연락이 안되거나 개인적인 볼일이 있는 경우에는 아무런 방법이 없는 셈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지난해 11월 작성한 ‘2014년 예산안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해경 출장소 241개 중 95개에 연안구조장비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10곳 중 4곳에는 위급 상황에 활용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구조 장비도 없다는 거다. 그런데도 해경의 구조장비 도입 예산은 2011년 53억에서 지난해 23억으로 대폭 축소됐다. 


해경은 또 기름값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난해 해상종합 기동훈련일을 나흘에서 이틀로 줄이고 함정운항속도를 줄이는 등의 이른바 ‘유류절약 매뉴얼’까지 만들어 시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