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체 진입 성공? 실패?
세월호 참사 사흘 째인 4월 18일 오전 11시 30분, 구조대가 세월호 선체에 진입했다는 긴급한 소식을 언론들이 타전했다. 안전행정부 중심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공식 발표였다. 하지만 1시간 뒤인 12시 30분 서해지방경찰청 최창삼 경무과장은 실종자 가족들이 모인 진도실내체육관을 찾아와 선체 내부 진입에 성공했다는 보도는 오보라고 말을 바꿨다. 보고를 취합하면서 혼선이 생겼다는 거다.
같은 시간에 어떤 언론사는 진입에 성공했다고 하고, 다른 언론사는 진입에 실패했다고 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되다 결국 오후 3시 30분 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선체 내부 진입에 성공했다는 발표를 실패라고 정정했다.
정부가 현지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서둘러 발표하고, 언론들은 일방적으로 받아써 혼란을 가중시키는 양상이다. 정부와 언론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현장에서 취재하고 있는 한 기자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고 발생 사흘 동안 계속 ‘말 바꾸기’
정부의 말 바꾸기는 사고 발생 이틀째인 17일에도 똑같이 벌어졌다. 해경은 진도 현지에서 브리핑을 통해 17일 낮 12시 30분부터 선체에 공기 주입이 이뤄진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1시간 뒤 해양수산부 어촌양식정책관은 오후 5시나 돼야 공기 주입을 위한 기계가 도착한다고 말해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를 샀다.
이렇게 정부 부처별 혼선이 가중된 데는 이중적인 체계의 대책본부 구성도 일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여객선 침몰 사건 이틀이 지난 뒤 정부는 진도군청에 정부부처 합동 사고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해수부장관이 주재하도록 했다. 반면 안전행정부는 부처내 별도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해 사고대책본부의 상급 기관으로서 대국민 발표를 맡고 있다.
사실상 옥상옥 구조로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무능한 정부...커지는 분노
정부가 대형 재난 앞에서 무능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보이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는 커지고 있다.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진도 현장에 방문했을 때조차 실종자 구조에나 신경쓰라는 가족들의 항의가 거셌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에서 이 부분은 다뤄지지 않았고 대통령이 박수를 받는 모습만 편집돼 보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