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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최경영의 미디어 리터러시

박근혜 대통령께.

박근혜 대통령께.


대통령님.

지난 1월 6일 기자회견은 잘 봤습니다.취임하신지 316일만에 하신 기자회견치고는 별 내용은 없었습니다만 아무튼 그거라도 베풀어주신 것이니 대한민주주의공화국에 사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는 감사해야겠지요.

미국같은 선진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경우 보통  한 해 공식 기자회견만 보통 10여차례 이상 갖고 기자 간담회까지 포함하면 수십차례 열고 있지만 말씀하신대로 우리나라가 4%의 성장,70%의 고용율,1인당 국민소득 4만불의 시대를 차질 없이 열기 위해서는 이나마의 국민 소통도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여기 대통령이 여신 잘 짜여진 각본처럼 일사천리로 진행된 기자회견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강조하시는 창조경제를 지지했고,지금도 지지하고 있다는 정지훈 박사(명지대 융합의학과 교수)는 "창조경제의 핵심은 융합이고,융합의 핵심은 소통인데 대통령이 보여준 소통의 방식은 너무나도 일방통행식"이었다고 말합니다.


또,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대통령이 마치 "민생을 챙기는 것이 마치 시혜를 베푸는 것인양" 행동하는데 그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크게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결과가 아닌가라는 말을 합니다.특히 현재의 민심을 겉으로는 별로 뜨겁게 보이지 않지만 밑바닥에서는 부글부글 끓고 있는 팥죽으로 비유한 김종배씨는 올해 주목해야 할 시기는 6.4 지방선거가 아니라,지방선거 이후라고 단언했습니다.왜 그럴까요?

거기에는 우리나라의 정국이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고,특히 2014년에는 더욱 그럴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담겨있습니다.


 

* 위의 에니메이션은 PC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대통령님.

올해 우리나라 경제는 어찌 될까요?   

대통령께서 기자회견에서 내수가 살아야한다는 점을 강조하셔서 그나마 상황 인식은 제대로 하고 계시는구나 생각하다가도 실제 정책에서는 가계의 부채를 덜어주는 방향보다는 더 지어주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는 것은 알고 계신가요?

선대인 경제연구소장은 "이런 추세로 가면 2014년말에는 가계부채가 1050조원에 육박하게 될 것"이라고 추산하면서 그런데도 정부는 더 빚을 내 여전히 거품 낀 가격의 아파트를 사라고 부추긴다고 우려합니다.


물론,돈이 있어서 집 한채 사서 도란도란 행복하게 사는 것이 우리 서민들의 소망이긴 합니다.

그러나 설사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4%의 성장율과 1인당 국민소득 4만불을 달성한다고 해도 실제 가계가 느끼는 삶의 윤택함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오랫동안 한국 사회의 노동과 소득문제를 연구해온 김유선 연구위원(한국노동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제시한 구체적인 수치들은 우리의 현재가 크게 잘못되어 있음을 절감케 했습니다.


현재도 우리나라의 1인당 평균 국민소득은 2만 4천불입니다.4인 가족이면 무려 1억원을 번다는 말인데요,실제 1억원을 버는 4인 가족이 대한민국에는 과연 몇 %나 될까요? 그렇다면 그 많은 돈은 지금 누구에게 가 있는 것일까요? 그 구체적 실상에 대해서 이야기한 김유선 연구위원은 2014년을 전망해달라는 요청에 박근혜 정부는 노동정책을 마치 공안정책처럼 추진하고 있기때문에 딱히 2014년에 무엇을 전망할 것도,기대할 것도 없다고 말하며 쓴웃음을 지었습니다.직장에서 일하고 정부에 세금내는 노동자들을 마치 잠재적 빨갱이처럼 대한다는 말이지요.




 * 위의 에니메이션은 PC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대통령님.

2013년 12월 31과 2014년 1월 1일의 태양은 다를까요?

사람들은 왜 새해 첫날이 되면 새해 첫 태양을 보며 한 해를 준비할까요?

항상 '현실의 생얼'을 봐야하는 20년차 기자의 시각으로는 새해의 첫 태양과 지난해의 마지막 태양의 차이를 발견하지 못합니다.





새해입니다.지난 것들은 잊고 싶습니다.단절하고 새로 시작하고 싶습니다.맞습니다.그게 우리 사람입니다.

그러나 해묵은 부조리가 해를 넘겼다고 갑자기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요.

정치인이 국민에게 희망이라는 신기루를 불어넣은 직업이라면 언론인은 국민에게 현실의 냉혹함을 드러내 주는 직업입니다.

그렇다고 언론인이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우리나라를 사랑하기 때문에 언론인은 권력을 견제합니다.우리나라를 사랑하기 때문에 언론인은 권력을 비판합니다.


정지훈 박사(명지대 융합의학과 교수)의 말처럼 "정권이 실패하면 정권에 속한 사람들이 불행한 것이 아니라 국민이 불행"해집니다.

뉴스타파의 신년기획 "미리보는 2014"는 대통령께서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들에게 주려고 했던 환상은 없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미래에 대한 냉철한 진단도 포함되어 있습니다.시간 가는 줄 모르게,지루하지 않고 보기 쉽게 만들었습니다.

긴 겨울밤,시간 내 꼭 시청해주시기 바랍니다.쓴 소리는 몸에 좋답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고 꼭 성공한 대통령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뉴스타파 최경영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