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핵심계정은 국정원 심리정보국 직원 확인
국정원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그룹의 핵심계정 가운데 하나가 국정원 직원의 계정이라는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트위터 상에서 여론 개입 활동을 한 국정원 직원의 실체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스타파는 지난 대선 기간 등의 시기에 트위터 상에서 정치 개입 트윗 등을 집중적으로 게시한 국정원 추정 트위터 그룹의 핵심 계정 nudlenudle 사용자가 43살 이모씨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뉴스타파는 이를 바탕으로 국정원에 정통한 여러 관계자를 대상으로 신원을 최종 확인한 결과 이 씨는 국정원 심리정보국에서 활동했던 직원으로 확인됐다.
이 씨는 지난 4월 중순까지 국정원 심리정보국에서 근무했으며 남재준 신임 국정원장이 부임한 뒤 인사발령이나 현재는 비정보파트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정원은 남 원장 취임이후 심리정보국 간부들을 대기발령 내고 직원 70여 명을 타부서에 배치해 사실상 심리정보국을 해체한 상태다.
취재진은 nudlenudle과 같은 이름의 계정이 트위터뿐 아니라 국내 포털에 다수 개설돼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 계정 사용자의 이메일주소와 개인홈페이지를 찾아냈고, 여기에 남아 있는 흔적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계정 주인의 신원을 특정할 수 있었다.
국정원 직원 이 모씨가 사용했던 트위터계정 nudlenudle은 70여개 계정으로 구성된 트위터 그룹에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핵심역할을 담당하며 같은 그룹에 있는 10여 개의 보조계정과 RT전문 계정들의 리더 역할을 했다.
nudlenudle은 뉴스타파가 두달여 전 국정원의 트위터 여론 개입 의혹을 처음 보도할 때부터 국정원과 연관된 것으로 지목했던 계정이기도 하다.
국정원 계정으로 추정됐던 주요 핵심계정의 실제 주인이 심리정보국 직원으로 확인되면서 다른 10개의 트위터 여론개입 그룹의 핵심계정들도 국정원 직원이 직접 만든 계정일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그렇게 되면 트위터상에서의 여론개입 활동에 최소한 10명 이상의 국정원 직원이 투입됐다는 추정이 가능해진다.
경찰이나 검찰 같은 국가수사기관이 아닌 언론이 인터넷 상에서 여론 개입 활동을 벌인 국정원 직원의 실체를 파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오늘의유머’에서 활동한 국정원 직원 2명 외에 SNS 공간에서 국정원 직원의 여론 개입 활동이 확인된 것도 처음이다.
뉴스타파는 지난 3월15일 국정원의 트위터 여론 개입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했으며 이후 두달 넘는 기간 동안 이 문제를 계속해서 집중적으로 취재해 보도해왔다.
또 국정원 추정 그룹이 올린 전체 트윗 가운데 15%가량이 대선 관련 트윗이었다는 점도 보도한 바 있다.
트위터의 경우 사회관계망으로 얽혀 있어 조직적인 개입 전모가 한눈에 파악되는 만큼 핵심계정의 실제 사용자가 국정원 직원이라는 사실은 10개 그룹으로 구성된 트위터 조직 전체가 국정원의 작품일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트위터 데이터의 경우 SNS 여론조사를 위해 전수 데이터를 보관하고 있는 민간업체들이 많기 때문에 증거인멸이 가능한 일반 인터넷 게시판과는 달리 국정원의 조직적 선거 개입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국정원 추정 트위터 그룹들은 익명성을 기반으로하는 트위터의 특성을 십분 살려 다른 인터넷 게시판에서보다 훨씬 노골적으로 정치현안과 대선이슈에 관한 특정 입장을 유포한 것으로 보인다.
뉴스타파가 트위터 상에서의 국정원의 개입 실체를 실제로 확인함에 따라 검찰이 SNS 상의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전면적인 수사를 벌이지 않는다면 축소수사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