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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 유신 학칙 부활


대학가에 유신 학칙 부활


유신독재의 잔재가 대학 사회를 멍들게 하고 있다.




덕성여대는 최근 이 학교 총학생회가 4월 5일부터 사흘 동안 열 계획이던 ‘진보2013’이란 초청인사 강연 행사에 대해 불허 방침을 통보했다. 학교측은 학칙에서 학생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있다며 강연회가 정치 행사로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공문을 학생회에 보냈다.


지난해에도 같은 행사를 같은 장소에서 치렀던 학생회측은 학교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학교측은 겉으로는 학칙을 핑계로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은 지난 3월 취임한 구재단 측 총장이 학생회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라는 게 학생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덕성여대의 경우처럼 수십년 넘게 사문화됐던 학칙이 최근 대학 측의 입맛에 따라 악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덕성여대 뿐만 아니라 2012년 총학생회장 선거에서 학교측의 개입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서울 성신여대와 학생 분신 소동이 벌어졌던 목원대, 방송인 김제동씨의 토크쇼를 불허했던 서강대 등은 모두 유신 시절의 학칙을 무리하게 적용하다 학생들의 큰 반발을 불렀다.


국가인권회는 이미 지난 2007년 이런 학칙이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한다며 학교측에 개정 또는 삭제를 권고했다. 그러나 아직도 전국 180개 대학 가운데 정치 활동을 금지한 학교가 60여 개, 언론과 출판,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는 학교가 130여 개나 된다.


박정희 유신정권은 대학생들의 정부 비판을 막기 위해 1975년 학도호국단을 만들고 학생들의 자유를 제한하는 학칙을 제정했는데 그동안 각 대학에서 사실상 사문화된 채 유지돼 오다가 최근 슬그머니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