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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9회 - 민간인 불법사찰 1편 임태희와 이동걸 원고 스크립트

민간인 불법사찰 - 임태희와 이동걸

이명박 정부는 민간인을 불법 사찰하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증거를 폐기해버렸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사건 당사자를 돈으로 입막음 하려고 했고 실제로 거액의 돈이 오갔다는 증언까지 나왔습니다. 매수를 시도한 주체와 돈의 출처를 규명하면 사건의 배후와 몸통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뉴스타파가 증거 폐기 당사자인 장진수 전 주무관으로부터 돈거래와 관련한 중요한 증언을 확보했습니다. 장 주무관은 자신에게 4천만원을 건넨 인물로 고용노동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인 이동걸씨를 지목했습니다. 돈이 전달된 시점은 고용노동부 장관이던 임태희 씨가 대통령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직후였으며, 이동걸씨는 지금도 장관 정책보좌관직에 있습니다.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실 주무관에게
이른바 ‘입막음’용으로 
전달됐다는 돈은 모두 1억 원이 넘습니다.

인터뷰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 
제가 느끼기에는 아 내입을 막으려고 돈을 주는 거구나 그렇게 느꼈어요. 저두 입을 막으려면 막으려는 이유가 있겠지 그걸 확인하는 심정으로 돈을 받은 거죠

장 전 주무관은 먼저 지난 2010년 9월, 
최종석 청와대 행정관의 지시로
서울 서초역 인근에 나가
4천만 원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돈을 전달해 건네 준 사람은 
단지 노동부 직원으로만 알려졌을 뿐 
이름도, 직함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
최종석 행정관이 전화통화가 돼 가지고 (돈을) 받아온 거죠. (돈을 준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겠어요. 저는 그 사람이 뭐하는 사람인지 모르는거에요

과연 누구였을까?
뉴스타파 취재팀의 확인결과,
돈을 전달한 사람은 
이동걸 고용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노동부 장관을 보필하는 정책보좌관이
지휘체계와 계통이 전혀 다른 
총리실 직원인 장 전 주무관에게 
돈을 건넨 이유는 뭘까?
취재팀은 
돈을 전달했다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위해
노동부 정책 보좌관실을 찾아찾아갔지만 
그를 만날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 고용노동부 정책보좌관실 직원 
어제 퇴근하면서 출장간다고 그렇게 (들었습니다.) 
  
이동걸 보좌관은 
KT노조위원장 출신입니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노동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에 임명됐고
지금까지 현직에 있습니다.
그가 보좌관으로 모셨던 노동부 장관은
모두 4명, 이영희, 박재완, 임태희, 
그리고 현 이채필 장관 등입니다.  
그런데 이동걸 보좌관이 보좌한 
이들 노동부 장관 가운데 
이번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인물은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입니다.

임태희 전 실장 역시
민간인 사찰 관련자들에게 
금일봉을 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임 전 실장은
2009년 9월부터 2010년 7월까지
노동부 장관에 재임했습니다.
이후 노동부 장관직을 마친 뒤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이 터지고
관련 공무원들이 검찰에 소환되던
2010년 7월 16일 
청와대 대통령 실장으로 임명됐습니다.
 
그리고 두달 뒤인 2010년 9월, 
임 전 실장은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으로 구속된
총리실 이인규 전 지원관과 
진경락 전 과장의 가족에게 현금으로 
금일봉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는 민간인 불법 사찰과 
증거 인멸과 관련해
청와대 개입 의혹이 나오던 시기였습니다.
임 전 실장은 
노동부에서 파견된 직원들이 구속돼
가족들이 힘들어한다고 해서 
위로금을 보냈다고 해명했지만
액면그대로 믿기는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임 전 실장은 
이씨와 진씨 등 두 사람과  
노동부에서 같은 시기에 근무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근행 뉴스타파
민간인 불법사찰로 이인규 지원관과 진경락 과장이 구속된 상태에서 2010년 추석 때 실장님께서 위로금을 전달하신 이유는 뭡니까?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
다 얘기 했습니다.

이근행 뉴스타파
그 당시 범법 행위자로 두 사람이 구속돼 있는 거 아닙니까?
대통령실장이라는 중요한 위치에서 돈을 준 것이 어떻게 해석된다고 보십니까? 정말 중요한 사안입니다.
중요한 위치에 있으셨던 만큼 이 사안에 대해서 해명을 해주시는 것이...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
자, 됐습니다. 그 거는 언론에 다 내용을 밝혔기 때문에...

이근행 뉴스타파
이명박 대통령도 아시는 사실인가요?
대통령실장이 공직자로서 범법행위를 한 사람에게 돈을 전달한 행위는 어떤 겁니까?

2010년 9월 추석 즈음. 
민간인 불법사찰로 구속된 당사자에게 
금일봉을 전달한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
같은 시기,
사찰 관련 증거인멸 당사자에게
돈을 전달한 이동걸 정책보좌관,
그렇다면 임 전 실장과 이 정책보좌관은
어떤 관계일까?
취재팀은 두 사람의 관계를 추적했습니다.
지난 2천년 16대 총선 당시
임 전 실장은  
성남 분당을 지역에 총선후보로 나섰고
이 정책보좌관은 분당에 본사를 둔
KT의 노조위원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이 보좌관이 임 전 실장을 지지하는 등
가까운 사이였다는 증언이 
당시 KT노조 관계자로부터 나왔습니다.

녹취 KT 노조 관계자 (모자이크, 음성변조) 
2000년 선거 시기에 이동걸 전 위원장이 노조 간부들을 (국회의원) 선거 운동하는데 당시에는 옥외 연설회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 때 간부들을 데리고 가서 참가하면서 임태희 나오면 와 박수치게 하고 임태희 연호하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아.. 대단히 밀접한 관계구나

  또 이 관계자는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노동부장관 정책후보관으로
발탁된 배경에는 임태희 전 실장의 
도움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KT 노조 관계자 (모자이크, 음성변조) 
그 때 공공연히 주변에서 이야기 하는 부분은
임태희 국회의원의 추천에 의해서 노동부 정책 보좌관으로 들어갔다.
이렇게 들었어요. 그 당시 KT노조 간부들 사이에서는 다 그런거로 인식하고 있었죠.

2009년 임 전 실장이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두 사람은 관계는 다시 이어졌습니다.
이후 임 전 실장이 2010년 7월 
대통령실장으로 옮긴 이후에도  
둘의 관계는 지속됐다고 말합니다.

녹취 KT 노조 관계자 (모자이크, 음성변조) 
현재 자기 급수에 맞는 자리가 아직 없기 때문에 대기하고 있다. 그런 얘기를 들었어요.

취재팀은 이동걸 보좌관이 
2천년 총선 당시 임 전 실장을 지원했고   
노동부장관 정책보좌관 발탁 배경에도
임 전 실장의 도움이 있었다는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이 정책보좌관은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메시지만 
반복해 보내왔습니다.

2009년부터  
노동부 장관과 정책보좌관으로  
같이 일했던 두 사람이
비슷한 시기에 
민간인 사찰 당사자에게 
각각 돈을 건넨 배경은 뭘까?

취재팀은 지난 21일 경남의 한 대학에서 
임태희 전 실장을 만났습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취재팀은 학위 수여식이 끝난 뒤
임 전 실장을 만나
이 정책보좌관과의 관계 등 물어보려했지만
임 전 실장은 일체의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이근행 뉴스타파
해명을 해 주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김재영 뉴스타파
대통령께서도 아십니까? 대통령실장이 금일봉을 전달했다면...
대통령께서도 아세요?

이근행 뉴스타파
청와대가 은폐공작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는 상태에서 말씀을 안하시면...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
좀 순수하게 하셨으면 좋겠어요.

거듭된 질문에도 
임 전 실장은 답변을 거부한 채
서둘러 자리를 떴습니다.

이근행 뉴스타파
실장님 해명 좀 하시죠.

지금까지 장 전 주무관 등 
민간인 사찰 사건 관련자들에게
돈을 건넸거나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들은 청와대에서 대통령실장,
공직기강비사관, 행정관까지, 
그리고 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과
총리실 간부 등입니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대한 은폐 기도가
이명박 정권 차원에서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윱니다.
임태희 전 실장은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받고 이어진 특강에서
정치와 언론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것을
강조했습니다.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   
대한민국의 정치 언론인처럼 국민들한테 책임을 다하지 않고 충분히.. 이런 상황이 어디 있습니까? 저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정말 이제 국민들이 분별할 수 있어야 된다. 저는 이 부분이 과연 국가 사회적인 책임을 제대로 다하고 있는가? 하는데 대해서 국민들이 묻자 이거죠. 이제는 

2010년 불거진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했던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
그의 투명하고 책임있는 해명이 없다면 
민간인 불법 사찰과 증거 인멸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됐다는 의혹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