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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없는 ‘유령 출판사’가 국정원 책 다수 출간


실체 없는 ‘유령 출판사’가 국정원 책 다수 출간

-<반대세의 비밀> 등 출간한 인영사, 국정원 직원과 특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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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의 ‘종북 몰이’ 여론전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반대세의 비밀>의 저자 이희천 국가정보대학원 교수가 이 책 외에도 야당과 진보 진영을 종북이나 적으로 묘사한 책들을 다수 출간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책들을 출간한 출판사는 실체가 없는 ‘유령 출판사’인 것으로 드러나 국정원이 출판을 통한 대국민 여론조작을 위해서 위장 출판사까지 운영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국정원 현직 직원 신분인 이 씨는 지난 2009년 4월 <반대세의 비밀>을 시작으로 6.25 전쟁 관련 서적 등 적어도 4권의 책을 ‘인영사’라는 이름의 출판사를 통해 시중에 출간했다.


뉴스타파 취재 결과 이 출판사가 낸 책들은 대부분 ‘현대사상연구회’가 저자로 돼 있으나 실제 저자는 국정원 직원인 이희천 씨로 확인됐다.


앞서 검찰도 지난 8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선거법 위반 사건 공판에서 <반대세의 비밀>의 실체적 작성자는 국정원 직원 이 씨며, 이 책은 대국민 여론 조작의 근거로 활용됐다고 밝혔다.


<반대세의 비밀> 이외에 이 씨가 쓴 책들도 야당과 진보 진영을 폭도로 묘사하고, 좌파에 대한 위기감 고취와 더불어 종북 세력 척결 등을 강조하는 반면 이명박 정권은 칭송하는 등 <반대세의 비밀>과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이 출판사의 주소지로 돼 있는 인천 석남동을 찾았지만 소규모 공장들이 입주해 있는 아파트형 공장 건물이었고 주소에 있는 407호는 현재 자재창고로 사용되고 있었다. 이곳의 소유주는 서울에 거주하는 이 모씨였다. 인영사라는 출판사가 사무실도 없는 유령 출판사임이 확인된 것이다.





그런데 국정원 직원 이희천 씨는 지난 5월 이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3천만원 가량을 대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가 출판사 주소로 사용된 공장 건물 내 자재 창고 소유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이 때문에 이 출판사는 국정원이 여론조작용 책을 펴내기 위해 설립한 위장 출판사가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된다.


한편 뉴스타파 취재 결과 출판사 대표로 돼 있는 안 모씨는 출판사 업무와 무관하게 서울 영등포의 한 직업소개소에서 영업 일을 하고 있으며, 뉴스타파의 취재가 시작된 직후부터 종적을 감췄다.


<반대세의 비밀> 등의 저자 이희천 씨는 지난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직원 신분을 숨긴 채 종북 세력의 실체라는 주제로 군부대 등에서 57차례의 안보 강연을 했으며, 강연료만 1400만원 넘게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지난 2009년 <반대세의 비밀>이 출간된 직후 수백 권을 구입해 일선 부대에 배포한 사실은 있으나 이 씨가 국정원 현직 직원 신분이란 사실은 최근에야 알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