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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전쟁'의 노림수는?


‘역사 전쟁’의 노림수는? 


새누리당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무성 의원이 9월 25일 자신이 주도하는 역사모임에서 공개적으로 ‘교학사 한국사 교고서’를 옹호하는 발언을 내놨다. 이와 함께 청와대가 뉴라이트 성향의 학자들을 잇달아 역사 관련 주요 국가 기관장으로 임명하고 있다. 역사를 권력의 입맛대로 재편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무성 의원은 9월 25일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에서 건전한 사고를 가진 국민 기업(교학사)을 보호해 주지 않으면 누가 해주겠느냐"며, 교학사 교과서를 공개적으로 옹호했다. 그 근거로 “기존의 7종 교과서가 모두 부정적으로 서술됐고, 교학사만 긍정적 사관으로 서술됐다”고 주장했다. 일본 극우 역사학자들이 먼저 제기한 '자학사관'(自虐史觀)과 비슷한 맥락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무성 의원이 좌장인 ‘새누리당 근현대 역사교실’에는 현재 102명의 새누리당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전체 새누리당 의원의 2/3 정도이다. 이에 대해 김무성 의원은 "순수한 의도로 역사교실을 열었고 어떠한 의도도 없다"고 이 모임에서 밝혔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역사교실의 초청 인사들을 보면, 이배용 교수(박근혜 대선 후보 중앙선대위 의장), 이명희 교수(교학사 교과서 집필자, 한국현대사학회 회장), 허동현 교수(한국현대사학회 이사) 등이다. 또 오는 11월 6일 4차 모임의 초청강사도 권희영 교수(교학사 교과서 집필자, 한국현대사학회 전 회장)로 확정됐다. 모두 뉴라이트 성향이거나 박근혜 캠프 출신 인사들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 청와대는 주요 역사기관의 기관장에 뉴라이트 인사나 박근혜 캠프 출신 학자들을 잇달아 임명하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 이배용(박근혜 후보 중앙선대위 의장),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에 유영익(한국현대사학회 상임고문)교수 등이다. 여기에 지난해 9월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 김학준 전 한국현대사학회 창립준비위원장이 취임한 것까지 따지면, 이른바 역사 관련 3대 국가기관의 수장이 모두 뉴라이트 성향 학자들로 채워진 셈이다.


이에 대해 한상권 덕성여대 사학과 교수는 "우리사회의 중심 권력을 잡은 이들이 미래권력을 창출하기 위해 자신들에게 불리한 과거역사를 뒤틀고 역사전쟁을 선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병욱 가톨릭대 명예교수는 "과거의 역사는 임의적으로 해석을 바꾼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며 "현재의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역사를 바꾸는 일들은 또 하나의 역사에 누를 끼치는 일이자 뒷날 또 다른 심판과 평가를 받게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