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타파 N 주제별 보기/사회

‘뉴라이트 교과서’ 대해부

‘뉴라이트 교과서’ 대해부


-자료 58%가 인터넷 출처...부실 투성이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313쪽에 게재된 ‘학도병 이우근’ 사진에 등장하는 소년은 이우근이 아닌 신원미상의 인물.  262쪽에 실린 동아일보 초대 주필인 장덕수의 기사는 다른 독립 운동가 ‘조우’의 글로 확인.

이처럼 이번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 지적된 오류는 400여 건. 다른 교과서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수정 보완 작업을 거쳐서 최종 검정에 통과했지만, 한국역사연구회 등 4개 학술단체는 교학사 교과서 최종본도 오류가 298건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고종 독살설’과 ‘김성수의 행적’ 등은 시민참여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의 내용을 어미 등만 살짝 고쳐 베낀 것으로 확인됐다. 교학사 교과서의 참고 자료의 출처를 보 니 58%가 인터넷 사이트로 집계됐다.




-“친일, 독재에는 면죄부...민주화 운동은 폄훼”

교학서 교과서는 이승만과 박정희 등 특정 정치인들에 대해 편향된 기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독립운동을 다룬 35쪽 분량을 분석해 보니 이승만은 36번 등장하는데 김구의 경우 8번, 안창호는 본문에 전혀 나오지 않는다. 해방 후 반민특위가 해산되는 과정에서는 역사적인 사실 관계도 무시하고 이승만의 입장을 두둔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박정희의 5.16쿠데타도 그 정당성을 옹호하는 방식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런 태도는 최근의 정치인에 대한 평가로도 이어져 이명박 대통령을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보다 높이 평가하고 있다.

반면 4.3, 4.19, 5.18 등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는 사실 관계를 왜곡하거나, 민간인의 희생을 축소 기술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교학사 교과서가 한국의 근현대사를 반공의 관점에서 기술한 반면 민주화나 통일 등의 가치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뤘기 때문에 이런 편향성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밀실, 부실 검정”, 최종 감수도 생략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의 검정 과정에 연구위원으로 참여한 전현수 경북대 교수는 ‘밀실 검정’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위원으로서 교과서의 오류를 지적했지만 제대로 수정되지 않은 채 최종 검정에 통과했다는 것이다. 수정 요구가 받아 들여지지않은 것은 물론 그 이유가 무엇인지도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 교수는 말했다.

역사 교과서 검정의 책임자인 이태진 국사편찬위원장은 교학사 교과서에 오류가 많은 것은 인정하지만 검정위원이 투명하게 심사한 뒤 절차에 맞게 통과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뉴라이트 교과서 봐주기’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교학사 교과서의 집필은 교수 2명과 현직 교사 등 모두 6명이며 이 가운데 대표 집필을 맡은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와 이명희 공주대 교수는 각각 뉴라이트 성향의 한국현대사학회 초대회장과 현재 회장이다. 이명희 교수는 9월 11일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주도하는 ‘역사교실’에 초청연사로 참여해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편파, 부실 논란이 확산되자 교학사측은 해당 교과서의 발행 취소를 검토하고 있고, 교육부는 교과서 검정 과정과 관련해 전반적인 개선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